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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천수만의 작은 섬, 육도의 이야기

by 아침조각 2025. 9. 16.

 

충청남도 보령시 천수만에 자리한 작은 섬 육도(陸島)는 지대가 높고 육지와 가까운 위치 덕분에 오래전부터 어촌의 삶이 이어져 온 곳이다. 면적은 불과 0.06㎢로 작지만, 어업과 사람들의 생활, 그리고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풍경은 결코 작지 않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보령 천수만의 작은 섬, 육도의 이야기

 

 

 

 

1. 육도의 개요와 이름의 유래

육도라는 이름은 한국에서 두 곳에서 쓰인다. 하나는 경기도 안산 앞바다에 있는 섬이고, 또 하나가 바로 충남 보령의 육도다. 이 글에서 다루는 곳은 보령 오천면 효자도리에 속한 작은 섬으로, 우리나라 유인도 가운데 가장 작은 섬 중 하나다.

육도의 면적은 0.06㎢, 해안선 길이는 약 1.6km에 불과하다. 최고점은 해발 21.9m로 높지 않지만, 주변 천수만 섬들 중에서는 가장 지대가 높아 ‘육지와 가깝다’는 의미에서 육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실제로 대천항에서는 약 11.5km, 오천항에서는 8.3km 떨어져 있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다.

보령 천수만에는 월도, 허육도, 추도, 소도, 안마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모여 군도를 이루고 있다. 그 가운데 육도는 지대가 높고 집이 많아 여섯 개 섬을 대표하는 이름처럼 불리게 되었다. 현재 약 28가구, 56명이 거주하며, 주민 대부분은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곳은 농사를 지을 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예로부터 바다에 의지해 살아왔다. 한때 조류가 급한 해역 특성 덕분에 난장망, 주목망 등이 발달해 풍부한 어획량을 자랑했지만, 간척 사업 이후 물길이 달라지면서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바다는 육도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2. 육도의 생활 풍경과 변화

육도의 마을 풍경은 어촌이라기보다는 작은 농촌과 비슷하다. 마을은 섬 남쪽 해안가에 자리 잡고 있으며, 집과 집 사이에 밭이 있고 파밭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 특징이다. 마을 중심에는 밭이 있고, 그 주위를 따라 집들이 빙 둘러 서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섬 한가운데에는 ‘육도교회’라는 조립식 교회가 있다. 교회는 섬의 높은 지대에 있어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하지만 섬의 규모 자체가 워낙 작아 교회에서 바라보이는 풍경이 곧 섬 전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0년대 초만 해도 이곳은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저녁이 되면 발전기를 돌려 잠시 불을 밝히는 정도였는데, 2005년을 전후해 전기가 들어오면서 생활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그러나 보령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온배수의 영향으로 해양 환경에 피해가 있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육도는 여객선을 통해 드나들 수 있다. 오천항에서 출발한 카페리호를 타면 월도, 육도, 허육도, 추도, 소도를 거쳐 안면도 영목항과 원산도를 지나 다시 오천항으로 돌아오는 항로가 있다. 여객선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포구와 방파제, 그리고 FRP 통과 그물들이다. 섬 생활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장면이다.

2003년에는 정부 지원을 받아 도서 종합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호안 시설이 들어섰다. 지금은 방파제가 남쪽 면을 따라 길게 이어지며,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든든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바로 앞에 있는 허육도가 자연스러운 방파제 역할을 하며 섬을 감싸는 것도 특징적이다.

 

 

3. 바다와 함께하는 육도의 현재와 의미

육도는 단순히 작은 섬이 아니라, 보령 천수만 바다 생태계와 어촌 생활의 중요한 거점이다. 예전에는 학생들이 학교가 없어 추도로 통학선을 타고 다녔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생활 기반이 조금씩 정비되며 더 나은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섬 주변 바다는 여전히 어업과 양식장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허육도와 육도 사이의 바다는 양식장이 조성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인공어초를 활용한 바다목장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이는 육도 해역을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어장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여객선이 드나드는 포구에서는 지금도 낚시꾼들이 바다를 찾는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낚싯대를 드리운 이들의 모습은 평화로우면서도, 섬이 지닌 생활과 관광의 이중적 매력을 보여준다.

육도의 진짜 가치는 크기나 인구 수에 있지 않다. 오히려 작은 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다와 더불어 지켜낸 삶, 그리고 그 속에 담긴 공동체의 이야기에 있다. 섬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사람들의 터전이며 역사와 문화가 스며 있는 공간이다.

 

보령시 천수만에 자리한 육도는 우리나라 유인도 중 가장 작은 섬 중 하나지만, 그 안에는 바다와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가 담겨 있다. 지대가 높고 육지와 가까워 예로부터 교통 요지 역할을 해왔으며, 어업과 양식으로 터전을 일궈왔다.

오늘날 육도는 개발의 손길이 미치면서 조금씩 변했지만, 여전히 어촌의 소박한 풍경과 바다와 함께하는 삶을 간직하고 있다. 낚시꾼들이 찾는 포구, 교회에서 내려다본 작은 마을, 그리고 양식장과 바다목장은 이 섬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준다.

보령 여행을 계획한다면, 잘 알려진 대천해수욕장이나 무창포 해수욕장뿐 아니라 천수만의 작은 섬 육도에도 발길을 옮겨보길 권한다. 작지만 정겨운 풍경과 함께 바다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