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스템 도입은 효율성과 정확성 향상을 목표로 추진된다. 자동화 디지털 전환 통합 관리라는 명분 아래 기존 업무 방식은 개편되고 새로운 도구가 도입된다. 그러나 시스템이 도입되는 초기 단계에서는 업무 부담이 줄어들기보다 오히려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은 시스템 도입 초기에 발생하는 추가 노동의 구조와 그 원인을 분석한다.

1. 시스템 도입 초기 단계의 구조적 특성
시스템 도입 초기 단계는 기존 업무 방식과 새로운 시스템이 동시에 존재하는 과도기다. 이 시기에는 이전 방식이 즉시 폐기되지 않으며 새로운 시스템 역시 완전히 정착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업무가 두 가지 방식으로 처리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기존 업무 흐름은 안정성을 이유로 유지되고 새로운 시스템은 시험적으로 적용된다. 이 과정에서 업무 담당자는 동일한 데이터를 기존 방식으로 처리한 뒤 다시 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도입 초기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구조적 특징이다.
또한 시스템은 설계 단계에서 가정한 환경을 기준으로 만들어진다. 실제 현장의 업무 흐름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이 차이를 메우는 역할은 사람이 수행한다. 시스템이 요구하는 입력 형식에 맞추기 위해 기존 자료를 재가공하거나 임시 기준을 만들어 적용하는 노동이 추가된다.
2. 도입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추가 노동 유형
시스템 도입 초기에는 데이터 정비 노동이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자료는 새로운 시스템의 형식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항목 누락 형식 불일치 중복 정보는 시스템 입력 과정에서 오류를 발생시키며 이를 수정하는 작업은 사람의 몫이 된다.
또 다른 유형은 오류 대응 노동이다. 시스템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기능 오류 처리 지연 예외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이때 업무 담당자는 시스템을 우회하거나 수동 처리를 병행하며 업무를 유지한다. 이러한 대응은 공식 업무 절차에 포함되지 않지만 필수적인 노동이다.
학습 노동 역시 중요한 추가 노동이다. 새로운 시스템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과정에는 시간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매뉴얼을 숙지하고 기능을 시험하며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과정은 정식 업무 시간 외에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 학습 과정은 시스템 도입 비용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3. 추가 노동이 공식 비용으로 반영되지 않는 이유
시스템 도입 초기의 추가 노동은 일시적인 문제로 간주된다. 조직은 시간이 지나면 시스템이 안정화되고 노동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가정한다. 이 가정 속에서 초기 추가 노동은 예외적 비용으로 처리되며 공식 비용 구조에 반영되지 않는다.
또한 이 노동은 분산되어 발생한다. 데이터 정리 오류 수정 임시 대응 학습은 여러 사람에 의해 나누어 수행되며 하나의 비용 항목으로 집계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노동은 존재하지만 비용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시스템 도입을 추진한 조직은 효율 개선 효과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추가 노동을 드러내는 것은 시스템 도입의 성과를 약화시키는 요소로 인식된다. 이로 인해 추가 노동은 개인의 적응 문제나 숙련도의 차이로 설명되며 구조적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시스템 도입 평가에서 추가 노동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
시스템 도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때 초기 단계의 추가 노동을 제외한 평가는 현실을 왜곡한다. 시스템은 도입 즉시 효율을 창출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정 기간 동안은 기존보다 더 많은 노동을 요구한다. 이 기간과 노동량을 고려하지 않으면 도입 효과는 과대평가된다.
추가 노동을 인정하지 않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문제를 만든다. 시스템이 안정화된 이후에도 초기 단계에서 만들어진 임시 대응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비공식 업무가 상시 업무로 전환되지만 여전히 비용으로 반영되지 않는다.
시스템 도입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 구조의 변화다.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추가 노동을 기록하고 비용으로 환산하는 것은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하는 과정이다. 이 노동을 고려하지 않는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시스템 도입 초기 단계의 추가 노동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바꾸어 축적된다. 이를 인식하고 구조 안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시스템 도입의 성과를 정확히 평가하는 출발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