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도에서 무인도로 다시 유인도가 된 섬 내초도
경남 통영 앞바다 욕지도 근해에 자리한 내초도(內草島)는 한때 무인도로 사라질 뻔했으나, 다시 사람이 돌아와 삶의 불씨를 살려낸 섬이다. 내초도는 떠났던 사람들이 남긴 빈자리 위에, 다시 돌아온 사람들이 쌓아 올린 생활의 성벽으로 서 있는 섬이다. 유인도에서 무인도, 다시 유인도로의 변주는 불안정과 회복, 상실과 개간, 침묵과 노래가 번갈아 울리는 서사다. 바람과 파도, 동백과 염소, 작은 배와 짧은 선착장, 낚싯대와 우물, 학교터와 교회터가 한 화면에서 겹쳐지며 섬의 현재를 완성한다. 욕지도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내초도에 발을 디디는 순간 여행자는 도시의 시계를 벗고 바다의 시간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 섬은 크지 않다. 그러나 삶의 단단한 문장 몇 개로도 충분히 오래 기억되는 섬이다. 오늘도 내초도는..
2025. 9. 19.